영산강길 도로 사정(목포-광주)
▶ 영산강 자전거길 느러지전망대에서 본 풍경
최근 자전거 여행 준비를 마치고 제주도에 가려다가 완도-제주 배 운항 시간의 문제로 고민하던 중 갑자기 자여사에 영산강길 다녀오신 분들이 올린 비판의 글들이 생각나더군요.
영산강 자전거길은 도로가 x판이다. x똥이 천지다. 지금까지 다녀본 중에 최악이다...등등
사실 제가 전에 영산강길 투어하면서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내가 뭘 잘못 봤나...?” 하면서 확실한 검증을 위해 어제 6월 13일 투표 후 목포로 향했습니다.
저의 집에서 목포까지 가려면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했습니다. 목포 직통도 있지만 하루에 3번 운행해서 시간이 안 맞아 중간에서 갈아탔습니다.
목포터미널에 내려서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까지 가는데 네이버 내비를 따라갔더니 신호등이 대략 20~30개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터니널 왼쪽으로 물길 따라 가면 신호등이 없다고 하는데 그게 어딘지 자세히 알려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다음번엔 천천히 지도 보면서 연구 좀 해야 할 구간인 것 같습니다.
영산강 자전거길 시점부터는 매의 눈으로 도로를 철저 분석하면서 라이딩 했습니다. 저는 MTB로 라이딩 했지만 머릿속으로 로드라면 이런 도로에서 필링이 어떨까를 늘 생각하면서 탔습니다.
제 도로 분석 결과입니다. (‘무난’이라는 표현은 전국 자전거 전용도로 평균 - MTB, 로드 공통)
1. 영산강하구둑(시점)부터는 도로가 무난하다가 얼마 안가서 공사 구간으로 대략 200m 정도 비포장도로입니다.
2. 특이할 만한 상황이 없다가 시점기준 10여Km(나루터 쉼터) 지나니 대략 500~1,000m 정도 비포장도로가 나오더군요. MTB(하드테일)를 탄 제 입장에서는 비포장도로는 재미있는 구간이었지만 샥이 없는 로드라면 좋은 필링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3. 그 이후로 도로는 특이 사항이 없었습니다. 다만 시점부터 30~50km 구간에서 20여개(일일이 세봤음)의 똥 무더기가 보이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역겨워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그런데 똥이 보이는 주변의 공통점은 강가와 가까웠으며 인가가 최소 1km는 떨어져 있더군요. 그냥 자전거 라이더 아니면 사람이 다닐 만한 곳이 아닌 외진 곳이었습니다. 가축인 개들이 그 멀리까지 와서 똥을 누고 다시 갈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더군요. 어느분 말씀대로 강가에 서식하는 동물의 변으로 추정됩니다.
4. 그렇게 가다보면 죽산보가 나오고 승촌보까지는 별다른 특이 사항 없습니다.
5. 승촌보에서 광주천 극락친수공원 구간이 문제더군요. MTB를 탄 제가 구간 내내 어느 정도 덜덜거리는 느낌을 받으면서 탔습니다. 로드라면 저보다 훨씬 더 안 좋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로드탄 젊은이들이 희희낙락하면서 타고 오는 모습을 보니 그것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 올 4월에 광주에서 섬진강까지 라이딩을 했는데 그 때는 도로를 심도 있게 분석하면서 타질 않아서 확실치는 않지만 문제 될 만한 구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 담양 메타세과이어길 지나서 가다가 담양댐까지 안 가고 중간에 내비 보면서 일반도로로 빠져서 섬진강 자전거길에 조인했었습니다. 제가 둔한 것인지는 몰라도 광주-담양 구간 특별히 나쁜 라이딩 필링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때도 MTB로 갔었죠.)
* 제가 네이버 지도에 나와 있는 자전거 길은 90% 이상 다 라이딩 해 봤습니다만 영산강 자전거길은 MTB 라이더 입장에서는 딱히 문제될 것이 없는 길이며 로드라면 안 좋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풍광 면에서 보면 제 개인적으로는 상급에 속하는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길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강따라 바다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자전거 라이더에겐 축복입니다. 아주 좋은 포장도로에서 배려없는 무식한 자동차/트럭들과 매연 맡아가며서 같이 달리는 것보다는 도로 포장 상태가 좀 나쁘고 동물 똥이 좀 있더라도 자연의 신선함 속에서 위협받지 않고 라이딩 할 수 있는 것은 축복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솔직히 자전거 라이더들이 나라에 얼마나 대단한 공을 세웠다고 그 큰 불평등한 자전거 전용도로의 혜택을 받는지 알 수 는 없지만 우연히 주어진 커다란 혜택에 징징거리기 보다는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애도 아닌데 징징거리기만 하기 보다는 불만 대상을 개선하기위해 자신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는 성숙함이 필요하겠네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은 감사하며 먹는 무료급식을 얻어먹으면서 주제 파악을 못하고 “옆 동네는 고기도 더 주고 밥맛도 더 좋은데 여기 급식소는 왜 이리 구려~~~?”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 아닌 것 같아 보기 참 안쓰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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